2012년 9월 1일 토요일

캐나다 일기 16편


밴프를 출발한지 약 7시간이 지난 후 우리는 재스퍼에 도착했다. 중간에 한번도 안쉬고

달린다면 4시간이면 가는 거리지만, 재스퍼 여행의 묘미는 밴프에서 재스퍼 가는길에 있는

수많은 호수 들과 자연경관 구경이기 때문에 7시간이라는 시간이 소모 됐다.


하지만 정말로 하나도 지루 하지 않다는거! 그냥 창문 넘어로 고개만 넘기고 있어도 

눈이 즐겁다.... 도대체 자연이란 얼마나 위대한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재스퍼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한것은 허기를 때우기 위해 장을 봤다.

큰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캘거리 보다 물가가 약간 비쌌다. 재스퍼가 시골이긴

시골인가부다..그 흔한 세이프웨이, 코옵 (대형마트) 조차 없다...

암튼 먹을거리를 산 후, 우리가 예약한 호스텔로 향했다..어떠한 위기가 닥칠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한채...


재스퍼에는 유스호스테일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재스퍼 시내에 있는 유스호스텔이고

또 다른 하나는 malign canyon hostel이다.

malign canyon hostel의 가격이 유난히 싸길래 우리는 malign canyon 호스텔로 예약을 했다.

가격은 하룻밤에 100 캐나다 달러.. 4명이서 갔으니 4로 나누면 1인당 25달러 밖에

안하는 매우 저렴한 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호스텔이 깊은 산골짜기에 있을뿐더러.... 군대 생활관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와....물이 안나와서...샤워시설이 없고....심지어 화장실도 재래식... 화장실도

숙소와 약간 거리를 두고 떨어져있다...모기도 수십마리가 있으며......곰 출현지역

바로 근처에 있다.

정말 싼가격에 만족하고 하드코어로 캠핑을 하겠노라 하는 사람들한테는 추천한다..

하지만 난 아니었다. 그래서 호텔 사장한테 여기 샤워시설이 없어서 아무래도

방값을 환불해야겠다고 했더니...친절히도 그냥 해주네???!! 오잉 ㅋㅋㅋ

그래서 환불 받고 밤 10시 반에 무작정 방을 구하러 재스퍼 시내로 향했다.


관광 도시 재스퍼에는 수 많은 inn 과 lodge가 있다. 둘 다 우리나라로 치면 모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약 7군데의 inn과 lodge들을 돌아다녀 봤으나..

최소 하룻밤에 160불을 달라는 거나 방이 없다는 말 뿐이었다...

포기 하고 그 군대 생활관보다 못한 유스호스텔로 돌아가야하나 싶었지만...

마침 그때 시내에 있는 한 inn에서 110불에 방을 주겠다는 사장을 만났다...오 마이갓 ㅋㅋ

유스호스텔과 겨우 10달러 차이지만...정말 방은 환상적으로 좋았다..

재스퍼는 6~8월 까지가 성수기라서 이 시기엔 방값이 매우 비싸진다.

다행히 우리가 갔을때는 5월 말이라서 성수기 요금이 아니라 일반요금이 적용되었고

거기에 특별히 디스카운트를 더 받아서 110불에 잘 수 있었다.

재스퍼에 갈 때는 미리미리 숙소를 예약하자. 유스호스텔 보다는 lodge 나 inn을 추천한다.

방값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시설은 정말 차원이 다르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 한 후 Malign lake로 향했다.

Malign lake로 가는 길은 곰이 자주 출몰 하는 지역이다.

그래서 곰이 나온다는 표지판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곰이 너무 보고 싶어서 20km로 서행 해서 운전했으나..곰은 볼 수 없었고

귀여운 사슴만 찍었다.


Malign lake에 도착했다. Malign lake는 폭은 좊으나 길이가 굉장히 긴 호수 이다.

굉장히 기대하고 갔으나 역시나....호수는 얼어있고 날씨까지 흐리다...하...

재스퍼에서 1시간이나 걸려서 왔는데...


다시 재스퍼로 향하는 길에 혹시나 곰이 있을까해서 사진기를 들고 대기 타다가

나무 사이로 보이는 에메랄드 빛 작은 연못이 있어서 찰칵!


재스퍼에서 malign lake로 가는 길에 medicine lake가 있다. 이름의 유래는 읽어 보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대충 뭐 물이 맑아서 약에 썼다 이런말이겠지 뭐...


하늘도 무심하시지...결국 곰은 못보고 malign canyon으로 향했다.

malign canyon은 우리나라 국립공원과 계곡과 느낌이 비슷하다.

산림이 울창하고 계속 사이로 작은 폭포들이 이어져 있다.

겨울에 오면 얼어 붙은 물 위로 계곡 탐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malign canyon이 참 괜찮았다.


malign canyon을 빠져나와 pyramid lake로 향했다. 원래 저 구름 덮힌 산 꼭대기가

무지하게 뾰족해서 마치 피라미드와 같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이 피라미드 레이크가 되었다.


여름에는 카누잉을 하러 꽤나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탁트인 배경이 참으로 시원했다.


피라미드 호수 바로 옆에 패트리시아 호수가 있다.

분위기는 피라미드 레이크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피라미드 레이크 보다 뭔가 개발되었다는 느낌?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방갈로 들이 호수 입구 부터 쭈욱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계곡 입구에 음식점들과 민박이 늘어져 있는것과 같은 형상이다.



재스퍼에서의 일정은 이걸로 끝났다. 이제 다시 캘거리로 향해 가면서 올때 시간 관계상

못봤던 아싸바스카 폭포와 호수들만 보면 1박2일의 짧은 여행 일정도 막을 내린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참 재밌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은 참 즐겁다.

몸에 전율을 느끼게 해주고 그 기분에 중독되어 계속 여행을 가고 싶어진다..